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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22 익숙하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는..

금요일날..
정말 장마처럼 미친듯 비가 오는데, 열린 체육대회에서
나는 뭐 뜻대로 잘 되진 않았지만, 이리저리 열심히 뛰어다녔고,
진팀 mvp를 받았다.

오늘 아침에 교회 가는 마을 버스안에서
정수씨의 한마디가 생각났다.
"태희씨, 차범근 축구교실이었죠?"

그말을 들으며 픽- 웃고 말았었는데,
아침에 그 이야기가 다시생각나면서 속으로는 이런 대답을 하고있었다..
'아뇨..그런건 아니고 어릴때 아빠랑 축구를 참 많이 했어요....'

맞아.. 그랬었다...
그래서, 어렸을때부터, 공차는것에는 자신이 있었고, 재미도 있었었지..
페널티킥 축구를 많이 하곤 했는데, 한번은 아빠 얼굴을 정말 정통으로 맞춘적이 있었었지...
그래.. 그랬었지.. 그게 도대체 얼마나 오래전 일인가..

기억도 안나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남기고 싶지도 않았던.. 그런 기억들이.. 요즘들어서 더 많이 생각나는건,
생각을 안한다..안한다 하면서도
스스로 자꾸 떠올리고, 그러한 기억들이 연달아 꼬리를 물고, 결국엔 휑한 느낌만 마음에 남는 그러한 일을 더 많이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은 딱 10년째 되는 날이다....

갑작스레 일어난 교통사고로 아빠가 사라졌다.
정말 순식간에..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고, 동생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그때가.. 벌써 10년이라니..
작년엔 이런느낌이 들지 않았었는데..10년이란것에 의의를 뒀는지..
올해는 다른 해보다 조금 더 많은 생각이 든다..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좋은 기억만 생각했던 내가, 대학생때부터는 참 원망 많이했다.. 그 전까지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사회에 나가는것이 두려웠는지.. 스스로 많은 짐을 졌는지.. 생각나는건 원망 뿐이었다..

왜 그렇게 다른사람들한테 착했냐고, 계속 은행에 있었으면 내가 이런고생 안했을꺼라고, 왜 보증은 서준거냐고.. 돌이킬수도 없는 그런 원망들이 정말 끝도없이 생겼었던... 때가 있었는데, 취직이 되고.. 바쁘게 살아가고, 답답했던 그 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와서부터는.. 그러한 원망들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벌써 10년이다.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동생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른만큼.. 점차 잊혀져 가고, 그만큼 무뎌지는 것 같다.
커가면서, 점차 빈자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불편한 일도 점점 줄어들었다..
이렇게 글로 내마음을 정리할수 있을만큼.. 덤덤하게 기억을 꺼낼수도 있게되었다.


언젠가는.. 안좋은 모든 기억을 잊고, 좋은 기억만 떠올릴지도..

평소엔 생각지도 않았는데, 한번쯤은 산소에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절때만 가던.. 1년에 한두번 갈까 말까 한 그곳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을때,
허무했다.. 도대체.. 어떻게 가야하는거지...??

사촌언니가 항상 태워줘서 가고, 내가 나서서 가본적도 없는 그곳의 이름조차 기억이 안났다.. 몇번을 타고 가야하는지, 2시간마다 오는 53번 버스는 그 정류장에 스는것이 맞는지 무엇하나도 명확치 않았다..
하긴 뭐..아직도, 기일이 언제인지 기억하지 못하는걸 뭐..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기억하지 않는건지, 필요하지 않아서 기억하지 않는건지..모르겠지만 말이다..
 
내일과 내일 모레에는.. 하늘이 흐렸으면 좋겠다..
맑아도, 정말 눈부시게 너무나 맑은날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너무나 날씨가 좋아서 잊혀지지 않는 그날의 기분이 다시 느껴지지 않도록..
그날의 그 기분이 생각나지 않도록 말이다..


Posted by 태야